/ / / / / / / / / / / / / / / / / 어느 남자가 높다란 고층 건물의 옥상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 난간 위에 올라서있는 남자는 금방이라도 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다. 남자는 양화대교 위에도 있었고, 어딘가의 바닷속에 어린 동생과 함께 있었고, 이번에는 옥상 위에 있다. 남자는 생각했다. 머리 위로 새가 날았다. 역광 덕에...
/ / / / / / / / / / / / / / / / / 아무개는 집문서에 도장을 찍고, 일시불로 계좌 이체를 끝내고, 그리고 식당으로 들어왔다. 이제 리크에게 그 사실을 전한다음 짐을 옮기기만 하면 끝이었다. 그런데 그녀를 봤다. 리크에게는 다시 식당으로 오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는 그녀에게로 다가섰다. 별다른 화제는 없었다. 하지만 그...
아주 개새끼다. 그래. 리크, 그의 말을 생각하자면 그랬다. 그의 말을 적극적으로 인용하자면 그랬다. 적어도 그놈은 미래에서 왔을 것이고, 리크에게 뭔가의 얼토당토 않은 일을 떠 맏겼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아무개는 지금 리크를 만나서 얼토당토 않은 일에 휘말렸을 것이다.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 정상일 수도 있겠지만 뭐 어떤가. 어차피 그는 이미 상...
/ / / / / / / / / / / / / / / / / “왔냐.” 오랜만에 돌아온 그의 안식처에서 마치 자신의 것인 양 보란듯이 라면을 끓여먹고 있는 리크가 그를 유일하게 반겼다. “.........강아지라도 기를까보다.” “응? 갑자기 왜? 아, 난 기를거면 포메라니안이 좋아.” 라고 시덥잖게 답하는 그를 보며, 아무개는 왜인지 어딘가 안심해 버렸다...
/ / / / / / / / / / / / / / / / / 그 다음날 일어난 변화는 가히 놀라울 만 했다. 아무개가 평소 싫어하던 그 호스티스 선배는 이야기 해보니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었을 뿐더러, 오히려 길게 대화가 이어질수록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이 앞서 들었다. 선배는 고아원 출신의 입양아로서 그를 집에 들인 부모라는 작자들은 그를 방치하다 시피 키...
가게가 문을 닫고 선수들은 고객과 2차를 가거나, 혹은 남겨진 시간을 누리려 하나 둘 빠져나가고 있다. 아무개와 리크도 그중 하나였다. 리크와 아무개가 배정받은 룸에서 나와, 특유의 기름지고 매케한 냄새를 지나, 달걀썩는 내가 아직도 진동을 하고 있는 쓰레기통을 지나, 다시 아무개의 집으로 돌아가는 중 이었다. 이미 해가 진 후, 시끌벅적한 번화가를 지나,...
/ / / / / / / / / / / / / / / / / 가게 안은 잠잠했다. 대낮에는 손님도, 선수 (호스티스들을 일컫는 말)들도 거의 없고 손님을 접대하는 룸도 전부 비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남자가 모든 방을 치우고,쓸고,닦기를 전부 끝마치고 들어간 장소가 하필 휴게실이었기에 특이나 그 정적은 말할것도 없이 계속되었다. 그 공기는 실로 무거웠다...
모든 사람들이 그랬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랬다. 어렸을 적에는 놀이공원의 관람차 너머로 해가 말갛게 넘어가는 것이 싫었고, 또 조금 커서도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길이 싫었다. 저녁을 먹으러 들어오라는 말은 고사하고, 놀다보면 엄마의 전화를 못받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내일이 온다는 믿음 하나로 참았다. 적어도 오늘이 끝나고 나면 ...
대충 씻고 나갈 채비를 끝나쳤다. 아침은 우선 패스. 언제나와 같이 빈 속에 옷을 걸쳐입었다. 언젠가 고객이 백화점에 들르는길 호출이 와서 불려나갔다가 받아낸 청자켓. 그때 이후로 한번도 입어보기는커녕 거들떠 본 적도 없었다. 방금 남자가 던져둔 청자켓이었다. ‘오늘이 날이다’ 싶은 마음에 얼른 티 한벌에 자켓을 걸쳐입었다. 하의는 찢어진 청바지 느낌의 ...
눈을 뜨니 역시나 침대 위였다. 하루는 내내 잠만 잤던 것 같다. 눈을 떠보니 그를 반기는 것은창밖으로 양껏 들어오는 햇빛이 아닌 자욱하게 비치는 달빛이었던 까닭이다. 이불 속은 믿을 수 없을만큼 편안하고 따듯한 감각을 선사했다. ‘오늘은 좀 쉴까.’ 문득 아무개는 생각한다. 그건 단순한 꿈이었겠지. 분명히 어떤 남자에게 떠 받혀진 채로 잠들었었다. 그것...
1. 제발 "니 일이나 좀 잘 하세요. 제발." 내가 즐겨 하는 게임의 어느 프로게이머가 방송중 내뱉은 말이다. 언제였더라, 이 말에 진심으로 위로를 받아봤던 때가. 2. 눈치 세상에 눈치없는 사람은 널리고 널려있다. 또한 그런 사람들조차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눈치가 있는 ‘척’ 하고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내 인생에서 내보내는 것은 ...
“…한강까지 가주세요.” 거무칙칙한 그의 목소리는 곧이어 들려오는 택시의 엑셀소리와 그보다도 더 눅눅해 보이는 택시기사의 눈빛에 뭍혀, 끝을 흐렸다. 그 눈빛을 보고 아무개는 내심 안심해버렸다. 마치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가 가장 불쌍해.’ 라고 외치고 있는 듯 했기에. 자신도 그 속에서 그렇게 호소하고 있는 듯 했기에. 겨우 20분을 달렸다. 택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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